염소자리는 궁수자리의 동쪽, 물병자리의 남쪽에 위치한 황도 12궁의 10번째 별자리입니다. 오래된 성도에서 보면 서쪽 상체는 염소 모양, 동쪽 하체는 물고기 모양이지만 그리스 신화에서는 숲 속 괴물 티폰에 쫓기던 판이 급하게 강에 떨어져 미쳐 물고기로 둔갑을 다하지 못한 모양이라고 합니다.
가장 밝은 별이 4등성일 정도로 밝지 않은 별들로 이루어진 염소자리입니다. 염소의 머리에 해당하는 i는 4등성으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4.5등성과 3.8등성의 이중성쌍성입니다. 이를 망원경으로 보면 이중성쌍성입니다. μ는 3등성이고 δ는 4등성이며 δ의 남쪽 약 8˚되는 곳으로 적경 20h 50m, 적위 -20˚인 구상성단인 M30이 있습니다.
한편, 염소자리는 1843년 존 아담스가 천왕성 밖 새로운 행성의 궤도를 예측한 후 1846년 요한 갈레와 그의 조수인 하인리히 다레스트가 해왕성을 발견한 곳이기도 합니다.
염소자리는 어두운 별자리이지만 널리 알려진 별자리 중 가장 오래된 것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3000천년 전에 바빌로니아의 점토판에서 염소와 바다염소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당시 북반구의 동지점이 염소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태양의 부활에 대한 관심이 천문학과 점성술로 이어지면서 이 지역의 천문학적인 관측이 중시되었습니다. 따라서 태양이 최남단에 도달하는 점은 지금도 '염소자리의 동지선'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초기 그리스인들은 일년일 년 내내 죄가 쌓일수록 어둠이 더 심해진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태양이 내려가서 동지점에 머물게 되면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 지역을 '아우게이아스의 외양간'라고 불렀고 태양은 일 년 내내 이곳 마구간에 머물렀다고 생각했습니다. 왜 '아우게이아스'가 관련되어 있는지는 현재로서는 분명치 않지만 헤라클레스가 아우게이아스의 외양간을 청소한다는 사명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그리스에서는 이 이름이 사용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염소자리에 관련된 그리스 신화에서는 보기 드문 유머러스한 이야기지만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날 신들은 나일강 근처에서 파티를 열고 있었습니다. 파티를 아주 좋아했던 목신 판도 파티에 참석해 물대포를 불고 춤을 추며 흥을 돋웠는데 갑자기 괴물 티폰이 나타나면서 망치기 시작했습니다. 갑작스러운 티폰의 출현에 놀란 신들이 뿔뿔이 흩어져 도망쳤고, 각자가 여러 형태로 변신해 거둘러 도망쳤습니다. 판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강에 뛰어들자마자 급하게 주문을 하는 바람에 주문을 잘못해서 상반신은 염소이고 하반신은 물고기처럼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돼버렸습니다. 이런 모습을 제우스는 기념하기 위해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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